■ [커피 품종 34] ■
미비리지(Mibirizi)
르완다(Rwanda)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 품종.
■ 시작에 앞서 ■
미비리지(Mibirizi) 품종은 르완다와 부룬디에서 재배되는 품종입니다. 아프리카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커피 재배 지역입니다. 에티오피아, 케냐, 탄자니아 등 정말 다양한 나라에서 최상급의 커피가 재배되고 있습니다. 르완다와 부룬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미비리지는 최상급의 컵 퀄리티를 가졌다고 평가받는 커피 품종입니다.
■ 미비리지 품종의 역사 ■
미비리지 품종의 역사는 공식적으로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이 품종의 역사는 벨기에의 커피 역사가인 에드먼드 르플레(Edmund Leplae)를 통해 알려지는 이야기가 가장 유력한 가설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1910년대에 이 품종은 독일 정부로부터 과테말라의 한 커피 품종이 도입됩니다. 독일의 식민 지배를 받고 있던 르완다는 독일 식민정부로부터 서부의 미비리지(Mibirizi) 지역과 르완다 가톨릭 선교부에 과테말라(Guatemala)라고 불린 이 티피카(Typica)품종 1)의 커피가 배포가 되어 재배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렇게 르완다에 심어진 이 미비리지 품종은 이후 콩고 민주 공화국의 물룽구(Mulungu)에 유전자 수집을 위해 전달됩니다.
미비리지 품종은 티피카(Typica) 품종입니다. 이 품종은 유전자를 연구해 본 결과 역사적으로 알려진 대로 티피카 품종으로 확인되었지만, 이 품종이 어떤 그룹에 속한 것인지에 대해 혼란을 준 계기가 한차례 있었습니다. 이 품종이 프렌치 미션(French Misstion)이라고 불리는 프로젝트의 한 품종으로 알려지면서입니다.
1700년대, 버번 섬 (Bourbon Island)라고 불린 레위니옹(Réunion)에 프랑스 선교사들로부터 버번(Bourbon) 품종이 전달됩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자라난 버번 품종이 시간이 흘러 케냐의 스콧 연구소(SL. Scott agricultural Laboratories)와 현지 커피 농부들과의 협력을 통해 연구를 시작하게 되는데 이를 프렌치 미션 2)이라고 합니다.
미비리지 품종이 프렌치 미션의 하나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 품종의 역사와 기원에 대해 혼란을 가져오기도 했으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이 품종이 티피카 품종으로 알려지면서 이러한 혼란은 일단락되었습니다.
1) 최초로 이 품종의 커피가 전달되었을 때 이 품종이 티피카 품종이라고 소개된 이유는 의외로 심플합니다. 이 당시에 과테말라에 심어진 커피들이 모두 티피카 품종이었기 때문입니다.
2) 프렌치 미션에 대해선 SL 품종에서 설명하였으나 이 내용을 간략히 설명드리고자 기재하였습니다.
■ 미비리지 품종의 특징 ■
미비리지 품종은 티피카 품종입니다. 커피나무의 키가 크고 커피 빈(Coffee bean)의 사이즈가 큽니다. 밀집 재배가 사실상 불가능하며 한 나무당 생산되는 커피 수량이 높은 편은 아닙니다. 미비리지 품종은 고지대인 1,000m~1,600m에서 고품질의 커피가 재배됩니다. 컵 퀄리티가 상당히 뛰어나다고 평가받고 있는 커피입니다.
다만 오래된 역사를 가진 티피카 품종답게도 커피 관련 질병에 매우 취약합니다.
그러나 가뭄에 강하고 나무의 영양 요구가 낮은, 즉 많은 비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특징과 환경 적응을 잘하는 품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상당히 높은 퀄리티의 특징을 가진 이 품종은 르완다와 부룬디의 소규모 커피 재배를 하는 소작농들에게 매우 중요한 품종입니다.
■ 그 외 ■
오늘날 재배되는 미비리지 품종들의 유래가 확실하지 않습니다. 미리비리 품종의 역사에서 알려지듯 르완다 서부의 미비리지 지역에서 발견된 개체에서 연구가 시작되었으나 1950년대 르완다의 루보나 커피 연구소(Rubona Coffee Research Station)에서 시작된 연구에서는 여러 계통의 미비리지 품종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1). 이로 인해 현재 재배되는 미비리지 품종이 과거의 미비리지 지역에서 재배되던 품종과 같은 품종인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명확한 대답을 할 수 없습니다.
상단에서 언급했듯이 상당히 뛰어난 컵 퀄리티를 가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꿀과 버터 스카치, 그리고 허브의 향을 가진 커피로 알려져 있습니다.
1) 이러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으나 번식을 통해서 계통이 섞이거나 혹은 농부들을 위해 다른 품종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계통이 섞였을 수 있다는 의견이 가장 설득력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마침■
이번에는 미비리지 품종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중남미의 많은 커피 재배 국가에서 명문이라 불리는 농가가 정말 많아지고 있습니다. 엘 파라이소(El Paraiso), 에스메랄다(Esmeralda), 돈 카이토(Don Cayito) 등등 커피 마니아들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많은 명문 농가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농가에서 재배된 커피들은 커피를 구매하는 생두 구매 업체들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옥션경매를 통해 고가의 금액으로 커피가 판매됩니다.
이러한 커피 산업과는 정반대로 아직도 아프리카의 많은 커피 재배국가는 소작농들을 위한 품종 1)이 커피 산업에 여전히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어느 한쪽은 명문화와 자동화를 통해 수입을 얻는 반면, 어느 한쪽은 여전히 과거의 오래된 커피 재배 방식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현재 펼쳐지고 있습니다. 르완다의 품종, 케냐의 품종을 알아보면서 이러한 커피 산업의 양극화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다음에는 다른 품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소작농들은 다양한 이유로 커피를 대량으로 재배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소작농들은 밀집재배를 통한 대량생산보다도 하나의 나무에서 많은 생산이 가능한 품종을 선호합니다. 케냐, 르완다, 부룬디와 같은 아프리카의 커피 재배국가에서는 소작농들이 커피를 많이 재배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아프리카의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여전히 이러한 특성을 가진 커피 품종을 많이 재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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