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쓸커잡 (알면 쓸모 있는 커피 잡학지식) ■
제27편. 커피 로스팅.- 3
◆ 시작에 앞서 ◆
커피 로스팅 2편에서는 커피가 로스팅의 과정에서 생기는 물리적, 화학적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커피의 로스팅에 대한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3편에서는 로스팅 머신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볼 예정이었으나 로스팅 머신에 대한 역사에 대한 글을 적을 때 이 내용을 기재해 볼까 합니다.
◆ 생두 분석(Green bean analysis) ◆
로스팅을 하기 전, 로스팅할 생두의 상태를 평가합니다. 생두는 각기 다른 수분 함량과 품종, 크기, 밀도를 가지고 있기에 생두의 특성을 파악해야 합니다.
● 커피 생두의 신선도와 밀도 ●
똑같은 농장, 똑같은 품종, 똑같은 가공 방식의 생두라도 보관 방법 및 보관 기간에 따라 수분 함량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보관 기간이 길어질수록 수분 함량은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유기물들도 대사 활동을 통해 소실되기 시작하면서 생두의 특성도 바뀌게 됩니다.
커피 생두의 수분은 수분 측정계로 측정이 가능합니다. 이런 장비가 없는 경우 육안이나 감촉으로 상태를 판별할 수는 있으나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라면 장비를 통해 측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다만, 수분 함량이 높다는 것은 커피 수확 이후 경과 시간이 짧다는 것이지 반드시 맛이 좋거나 품질이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 뉴 크랍(New crop)
커피를 수확한 뒤 1년 이내의 커피 생두를 말합니다. 수분 함량은 보통 12%대로 수분 함량이 많아 무겁고 둔탁한 소리가 나며 신선한 곡물의 풋내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 패스트 크랍(past crop)
수확 후 1~2년 사이의 커피 생두를 말하며 수분 함량이 11% 이하가 됩니다. 곡물의 풋내가 여전히 나지만 약간의 매콤한 향이 같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올드 크랍(Old crop)
커피 수확 후 2년이 지난 오래된 생두를 말하며 수분 함량은 9% 이하가 되며 옅은 갈색 혹은 갈색의 색깔을 띠게 됩니다. 무게가 가볍고 시간이 오래 경과할수록 매콤한 향기가 더 진해집니다.
* 밀도
커피 생두는 원산지 및 품종, 재배 고도에 따라서 밀도가 다릅니다. 밀도를 측정하는 방법은 부피 밀도를 측정하는 방법과 공간 밀도를 측정하는 두 가지의 방법으로 나뉩니다.
1. 부피 밀도 측정
생두의 무게와 부피를 측정하여 질량을 부피로 나누는 방법입니다. 생두의 밀도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방법으로 1ml의 단위 눈금자가 있는 10ml 용량의 메시 실린더를 이용합니다. 메스실린더에 5ml의 물을 채운 뒤 결점두를 제외한 10개의 무게를 측정한 생두를 하나씩 총 10개를 넣어서 물의 눈금이 올라간 만큼의 눈금을 측정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생두 10개의 무게가 2.5g이었고 부피가 1.5ml였다면 생두의 밀도는 2.5g/1.5ml=1.66g/ml가 됩니다. 약 3회 정도 측정한 뒤 평균값을 내는 것이 가장 정확한 측정값을 얻는 방법입니다.
2. 공간 밀도 측정
일정한 공간에 생두를 채워 무게를 측정하는 방법입니다. 계량화된 공간에 얼마만큼의 질량을 담을 수 있는지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보통 1리터의 물이 들어가는 공간으로 계산하는데 안쪽 치수의 가로, 세로, 높이가 1,000 cm3 인 그릇이 1리터가 됩니다. 공간 밀도는 1리터의 물을 담을 수 있는 그릇에 얼마나 많은 생두를 담을 수 있는지를 계산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빠르고 간편하며 이로 인해 측정 기계들도 공간 밀도를 측정하는 제품이 많습니다.
◆ 로스팅 단계(Roast degree) 결정 ◆
생두의 특성과 투입 양에 따른 적절한 초기 투입 온도를 결정하고 로스터가 표현하고자 하는 최적의 로스팅 단계를 미리 정해 놓게 됩니다.
● 투입 온도와 로스팅 단계의 결정 ●
로스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열량 공급입니다. 이는 커피 품종의 특성과 로스팅 머신의 특성을 잘 맞춰야 하는데, 투입 온도부터 로스팅 진행까지 적절한 열량을 공급해 주어야 합니다. 만약 열량이 낮아 로스팅이 충분히 진행되지 않으면 맛과 향이 약한 커피가 만들어지게 되는데 이때는 베이크드(baked)라고 표현하며 반대로 너무 많은 열량을 공급하게 되면 콩의 표면만 타게 되는데 이를 스코치드(Scorched)라고 합니다.
1차 크랙 이후 커피는 발열 반응에 의해 열을 외부로 방출하게 되는데 이때 화력을 강하게 방치하면 커피에 너무 많은 열량이 공급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그래서 1차 크랙 이후 열량을 줄여주게 되며 2차 크랙 시점에서도 열량을 줄여주게 됩니다.
특히 원하는 로스팅을 하기 위해서는 생두의 특성을 이해하는 게 필수적인데, 품종 및 가공방법, 국가에 따라서 생두가 가진 특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오래된 생두일 경우 보관 방법에 따라 차이는 존재하지만 대부분 수분 함량이 신선한 생두일 때보다 수분 함량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열의 통과가 쉬워지므로 열량 공급이 적어야 합니다.
◆ 전처리(Pre-treatment)과정 ◆
로스팅할 생두에 결점두나 이물질이 포함되는 경우 커피 맛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로스팅 전에 불순물들을 핸드 픽(Hand pick)을 통해 골라내게 됩니다. 결점두가 10% 정도가 섞이게 되면 커피 맛과 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므로 반드시 결점두를 선별해야 합니다.
품질이 좋은 커피의 경우 생산지에서 엄격한 기준으로 핸드픽을 하는 경우가 많기에 품질의 좋은 커피 생두의 경우 결점두나 이물질의 발생이 적어지게 됩니다. 다만 커피 생두는 많은 유통 과정을 지나게 되므로 완벽하게 이물질을 차단하는 것은 매우 힘듭니다. 그러므로 핸드픽은 로스팅 전 반드시 진행해야 하는 필수 과정입니다.
로스팅을 위해서는 많은 열원을 필요로 합니다. 로스팅 머신을 예열할 때에는 절반 혹은 그 이하의 열원으로 천천히 예열해 주어야 하는데, 이는 서서히 열을 올려야 드럼 내부의 온도가 일정해지고, 드럼 내외부의 대류 흐름도 안정되기 때문입니다. 빠르게 열을 올리게 되는 경우 갑자기 드럼이 팽창하여 드럼과 본체 사이의 간격이 좁아지게 되어 마찰이 발생하게 되면 로스팅 머신에 손상이 갈 경우가 생길 수 있기에 천천히 예열을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철의 경우 예열시간을 더 길게 하여 드럼 내외부에 충분한 열이 함축되도록 하여야 로스팅이 실패하는 확률을 줄일 수 있습니다.
* 로스팅 머신의 온도계
로스팅 머신의 온도계는 센서형으로 센서의 길이에 있어서 차이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온도계는 길이가 짧은 편인데, 이는 온도계 센서가 길면 드럼 내부의 교반 날개와 온도계 센서가 간섭이 일어날 경우 파손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 짧은 센서의 온도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짧은 센서의 온도계는 하나의 문제를 가지게 되는데 바로 드럼 내부의 온도를 정확히 표현하지 못한다는 부분입니다. 짧은 센서의 온도계는 드럼 내부의 온도가 아닌 드럼 앞부분의 온도를 측정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센서의 온도에 비해서 드럼 내부의 온도는 낮은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열은 강하지 않은 상태에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예열하는 것이 좋습니다.
◆ 로스팅(Roasting) ◆
1. 생두 투입
예열을 마친 로스팅 머신에 생두를 투입합니다. 생두는 열을 흡수하게 되며 내부의 수분이 증발하기 시작하면서 풀 냄새와 같은 냄새가 납니다.
2. 로스팅 진행
로스팅이 진행되면서 생두는 열을 흡수하게 되면 팽창을 거쳐 부피가 커지고 색이 변하게 됩니다. 생두의 조직은 다공질화 되고 허니컴(honeycomb) 구조가 되는데 이 안에 커피의 향미를 결정하는 다양한 물질이 들어있습니다. 생두는 백색, 연노랑, 노랑, 연한 갈색, 진한 갈색, 검은색으로 변해갑니다.
* 옐로(Yellow) 단계
커피 생두가 옅은 노란색을 띠기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은피(silver skin)가 분리가 시작되는 시점으로 이 구간의 후반부가 되면 생두는 옅은 계피색을 띠게 되며 고소한 향기가 나기 시작합니다.
* 1차 크랙
옐로 단계가 끝난 생두는 점차 짙은 계피색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원두의 센터컷이 열리게 되면서 크랙이 발생하게 되고 원두 고유의 향이 나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커피콩은 흡열반응에서 발열반응으로 바뀌게 됩니다. 로스팅이 진행될수록 색은 갈색, 옅은 갈색으로 변화해 갑니다.
* 2차 크랙
1차 크랙 이후 커피의 색은 갈색으로 점차 짙은 갈색으로 바뀌어 갑니다. 그리고 강한 파열음이 나면서 2차 크랙이 시작됩니다. 이때 커피는 거의 수분이 증발된 상태로 로스팅은 급격하게 진행됩니다. 그리고 내부의 커피 오일이 외부로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 배출/냉각(Discharging/Cooling) ◆
원하는 로스팅 단계가 되면 배출구를 개방하여 커피를 배출합니다. 이때의 커피 원두는 200℃가 넘는 고온의 상태이므로 빠르게 식혀주지 않으면 로스팅이 더 진행되게 됩니다.
◆ 마침 ◆
로스팅에 관한 3부작을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로스팅 머신에 대해서는 다른 커피의 이야기를 나눌 때처럼 역사와 연관 지어서 한번 이야기를 써보겠습니다.
출처
도서 - 커피 인사이드
도서 - 커피 로스팅 & 아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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