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쓸커잡 (알면 쓸모 있는 커피 잡학지식) ■
제23편. 원산지별 커피 이야기 - 멕시코
◆ 멕시코(Mexico) ◆
멕시코는 중미 지역의 국가입니다. 다양한 커피를 즐기시는 분들이 아니라면 멕시코가 커피를 재배하는 국가 중 하나라는 사실을 잘 모르실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멕시코에서는 매우 훌륭한 품질의 커피가 재배되는 지역이지만 이곳의 커피 생산량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 커피의 도착 ◆
멕시코에 처음으로 커피가 도달한 시기에 대해서는 정확한 자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일부 연구 자료에 따르면 1740년경 멕시코의 베라크루스(Veracruz) 주에 처음 도착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멕시코에 커피를 전달한 사람은 스페인인 후안 안토니오 가르시아(Juan Antonio Garcia)입니다. 그는 쿠바에서 멕시코로 커피를 가져온 것으로 추측됩니다.
◆ 커피 농장의 설립 ◆
다른 커피 재배 국가와 마찬가지로 멕시코 역시 커피가 처음부터 환영받은 음료는 아니었습니다. 멕시코에서는 아톨(Atole)이라는 전통 음료가 존재하였고 이 음료는 커피처럼 각성효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커피는 시간이 지나 독일과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멕시코 남부에 커피 농장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농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멕시코 원주민들이었고 그들은 열악한 노동 조건과 최저 임금으로 노동 착취를 당해야만 했습니다.
멕시코 커피는 1870년대 베라크루스와 오악사카(Oaxaca), 치아파스(Chiapas) 지역에서 대량 생산이 되기 전까지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 멕시코 커피 연구소(INMECAFE) ◆
20세 초반, 멕시코의 커피 산업에서 소작농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됩니다. 오랜 시간 커피를 재배하고 있던 농부들은 멕시코 남부 지역 중 커피 재배에 적합한 지역을 이미 선점하고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커피 재배의 후발주자들에 비해 고품질의 커피를 생산하면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멕시코의 커피 산업은 외화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하며 지역사회의 경제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멕시코 커피 연구소(INMECAFE.Instituto Mexciano del cafe)는 커피 농가의 기술 지원, 커피 수출 할당량 관리, 커피 가격 유지를 담당하기 위해 멕시코 정부에서 만든 정부 기관입니다. 그들은 멕시코 커피 산업의 발전을 위해 많은 일들을 하였고, 특히 1980년대에는 12개 주 100만 에이커 이상의 토지를 커피 재배로 사용하게 하였 1)습니다. 이때 멕시코 인구의 3%가 커피와 관련된 일을 할 정도로 멕시코의 커피 산업의 부흥을 이끌었습니다.
1) 1970년부터 1982년까지 커피 농지 면적을 넓혀갔습니다. 이 기간 동안 많은 베라크루스와 오악사카의 농부들이 INMECAFE에서 커피 재배와 관련된 기술 지원을 받았습니다.
◆ 멕시코 커피 산업의 붕괴 ◆
순탄하기만 하였던 멕시코의 커피 산업은 큰 암초를 만나 좌초하게 됩니다. 1989년 멕시코에서 카를로스 살리나스 드 고르타리(Carlos Salinas de Gortari)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멕시코 정부가 세계은행, 그리고 기타 국제 금융 기관에 대응하던 중, 커피 시장에 대한 통제권을 포기한다는 선언을 하면서 INMECAFE가 해체되어 버린 겁니다. 커피 재배 농가를 지원하고 보호해 주던 단체가 없어지면서 멕시코의 커피 가격의 방어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특히 소작농들에게 더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국제 커피 가격은 국제 커피협정(ICA.International Coffee Agreement)을 통해 커피 가격의 안정화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커피는 커피 재배 국가의 수출 할당량을 조정하면서 커피 가격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1989년 커피 재배 국가 간 새로운 수출 할당량의 협의에 실패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커피 과잉 사태가 발생하였고 결국 커피 가격이 붕괴하게 됩니다.
멕시코 커피 농장들은 넘쳐나는 저가 커피 시장에서 품질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아라비카(Arabica) 품종을 적극적으로 재배하고 있었는데, 아라비카 품종은 로부스타 품종에 비해 재배 비용이 비싼 품종이었습니다. 커피 가격의 붕괴는 멕시코 커피 농가의 소득 감소로 이어졌으며, 결국 농가에서는 너무 과도한 운영 비용 부담으로 인해 커피 농장을 제대로 관리조차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까지 발생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멕시코 커피 농가의 71%가 비료 사용을 중단하였고 40%는 제초 작업도 하지 않았으며, 75%는 해충 예방을 위한 비용 투자도 중단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커피 품질과 생산량 모두 감소하게 되었습니다.
멕시코를 대표하는 커피 산지는 크게 3곳을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치아파스와 오악사카, 그리고 베라크루스 지역입니다.
* 베라크루스
멕시코 최초의 커피 재배 지역입니다. 이 지역의 농장은 해발 1,100m~1,600m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재배되는 커피는 붉은색의 과일과 블루베리, 캐러멜 향을 가지고 있으며 밝은 산미와 단맛이 좋은 커피로 평가받습니다.
베라크루스 지역은 멕시코의 3대 산지들 중 가장 기술적으로 발전한 지역입니다.
* 치아파스
멕시코와 과테말라 국경이 맞닿는 지역인 치아파스는 멕시코에서 재배되는 커피의 40%를 생산하는 지역입니다. 멕시코에서 가장 많은 커피를 재배하는 치아파스 지역이지만 이곳은 멕시코에서 가장 가난한 주입니다.
치아파스에서 재배되는 커피는 초콜릿과 쓴맛, 견과류와 시트러스의 느낌의 커피가 재배됩니다. 이 지역의 커피 농장은 주로 1,300m~1,700m에 위치하여 있습니다.
* 오악사카
오악사카 지역은 커피 재배 기술이 가장 떨어지는 지역으로 평가받지만 매우 독특한 커피가 재배되는 지역입니다. 이곳의 농장은 900m~1,650m에 주로 위치하여 있습니다. 이곳의 커피 농장들은 현대화된 방식이 아닌 전통적인 커피 재배 방식을 선호합니다.
이곳의 커피는 캐러멜, 열대 과일과 오렌지의 느낌, 꽃향기가 가득한 커피가 재배되는 지역입니다.
◆ 풀어야 할 과제 ◆
멕시코 커피 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커피의 가격입니다. 멕시코의 농부들은 커피를 재배하여 45kg을 판매하면 98달러의 수익만을 얻을 뿐입니다. 농부들은 수익이 많이 나는 커피를 재배하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지만 적은 수익으로 인하여 투자할 여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2018년 커피 가격의 급락 이후 가격 회복이 완벽히 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투자 여력의 부족은 생산성 회복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2012년 커피 녹병(CLR)으로 인한 피해로 인해 생산량이 반 토막이 났지만, 이를 완벽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품종의 교체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멕시코에서는 커피 질병과 해충으로부터 강한 품종으로 교체를 하고 있는데, 이 품종들은 기존의 품종에 비해 많은 일조량과 영양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멕시코의 시골 농장들은 제초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토양 침식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 멕시코 커피의 미래 ◆
멕시코 정부는 커피 재배 농가들에게 오로 아크테카(Oro Azteca), 마르세예사(Marsellesa), 코스타리카 95(Costarica 95)와 같은 질병 저항성이 강한 품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이 공정 무역 및 열대우림 동맹과 같은 자격 향상에 도움이 되는 인증을 획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멕시코 커피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수출이 75%나 증가하였습니다. 또한 생산량도 회복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 멕시코 커피 문화 ◆
멕시코는 많은 양의 커피를 수출하는 국가이지만, 국내 소비량도 많은 커피 국가입니다. 멕시코의 현지인들이 주로 마시는 커피 메뉴는 레체로(Lechero)와 카페 드 올라(Cafe de Olla)가 있습니다. 레체로는 라테 혹은 카푸치노와 비슷한 우유가 들어간 커피 메뉴이며 카페 드 올라는 사탕수수 설탕과 계피를 커피와 함께 끓이는 커피 메뉴입니다.
멕시코에서는 커피와 함께 달콤한 빵을 즐겨 먹는다고 합니다.
◆ 멕시코 커피 등급 ◆
|
분류 명칭
|
내용
|
분류 기준
|
|
SHG (Stictly High Grown)
|
Estrictamento altura
|
1,700m 이상
|
|
HG (High Grown)
|
Altura
|
1,000~1,600m
|
|
Prime washed
|
Prima tavado
|
700~1,000m
|
|
Good washed
|
Buena lavado
|
700m 이하
|
|
Especiate
|
Dry beans, Brokens
|
수출 금지
|
|
Defectuosos
|
Triage
|
◆ 마침 ◆
다음에는 다른 커피 재배 국가의 커피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perfectdailygr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