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쓸커잡 (알면 쓸모 있는 커피 잡학지식) ■
제35편. 원산지별 커피 이야기 - 파나마
◆ 파나마(Panama) ◆
게이샤(Geisha) 품종을 대표하는, 세계 최고가의 커피가 생산되는 지역. 커피를 접하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국가가 바로 파나마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가 재배되는 이곳은 마니아들에게 최고로 평가받는 커피가 재배되는 나라가 바로 파나마입니다. 명품 중 명품이라고 불리는 게이샤의 국가. 이번에는 파나마의 커피 역사를 한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 조용한 시작 ◆
파나마의 커피 역사는 매우 조용하게 시작되었습니다. 파나마에 커피가 전달된 것은 19세기 유럽인들에 의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들은 파나마 서쪽의 치리퀴(Chiriqui)지역에 커피를 심게 됩니다. 현지인들에게 달의 계곡이라고 불린 이 지역에서 시작된 커피 산업은 오늘날에는 세계 최고의 명품 커피가 재배되는 나라로 발전하게 됩니다.
◆ 게샤(Gesha) 품종의 도입 ◆
초기에 만들어진 농장은 해충과 질병으로 인해 농작물에 피해가 지속되자 조금씩 더 높은 곳으로 옮겨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960년, 에티오피아에서 하나의 야생 품종이 도입됩니다. 게샤(Gesha .게이샤)라고 불리는 지역에서 가져온 이 품종은 이후 커피의 역사를 바꾸게 됩니다. 그러나 이 당시에 게샤 품종의 올바른 재배에 실패합니다. 게이샤 품종은 섬세한 관리를 요구했고 많은 수확량도 없었습니다. 도입 초기에 게이샤 품종은 농부들의 인기를 전혀 얻지 못했습니다.
◆ 코스타리카 ◆
에티오피아 게샤에서 커피 품종을 가져온 단체는 코스타리카 커피 연구소(CAITE, Centro Agronómico Tropical de Investigación y Enseñanza)라는 농업 연구소입니다. 게이샤 품종을 가져온 이유는 질병에 저항성을 가진 품종의 도입을 위해서였습니다. 당시 중앙아메리카에서는 커피 녹병으로 많은 커피 농장이 피해를 입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까탈스러운 품종은 커피 녹병에 대응하기엔 적절한 카드가 아니었습니다. 추후 밝혀진 사실이지만 게이샤 품종은 낮은 고도에서는 질병의 저항성도 낮을뿐더러 나무도 잘 자라지 못하였고 커피 품질도 매우 나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코스타리카와 파나마 양국에서 게샤 품종은 인기를 얻지 못했습니다.
◆ 돈 파치 ◆
돈 파치 세라신(Don Pachi Serracin)은 CATIE의 연구원이었습니다. 당시 그가 발견한 이 품종은 맛이 특이했고 생산성이 나빴으며 재배하기도 까다로운 품종이었습니다. 이 품종에 대한 주위의 나쁜 평판에도 굴하지 않고 그는 질병에 강한 그 품종을 보케테(Boquete)의 여러 농장에 심어보기로 합니다.
◆ SCAP ◆
1997년, 파나마에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P.Specialty Coffee Association Panama)가 설립됩니다. SCAP 창립 멤버들은 기존의 커피 수확량을 늘리는 활동을 중단하고 커피 품질을 향상하는데 초점을 두고 커피 산업의 개혁을 시작합니다. SCAP는 생산자들과 커핑을 하면서 커피에 대해 향미에 대해서 대화하고 연구하였고 앞으로 재배할 주력 품종에 대해서도 그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면서 생산자들의 적극적인 의사 결정을 지원하였습니다. 그리고 1998년에는 베스트 오브 파나마(BOP.Best Of Panama)의 첫 대회가 열리게 됩니다.
◆ 라 에스메랄다(La Esmeralda) ◆
돈 파치 세라신이 가져온 품종은 오랜 시간 잊혀있었습니다. 2004년 하시엔다 라 에스메랄다(Hacienda La Esmeralda)의 한 커피가 BOP에서 1위를 차지합니다. 이 커피는 1파운드당 21달러라는 기록적인 가격으로 입찰을 받게 됩니다. 당시 BOP에서 입찰받는 커피의 가격은 2~4달러 수준이었습니다. 또 하나 더 놀라운 사실이 하나가 더 있었는데 이 커피 품종이 돈 파치가 가져온 까다로운 커피 품종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에스메랄다 농장의 다니엘 피터슨(Daniel Peterson)은 커피 농장을 하나 구입하게 됩니다. 이 농장은 1,600m의 높은 고도에 위치한 농장이었습니다. 피터슨 가문은 이곳에서 커피를 재배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놀라운 반전이 일어납니다. 까탈스러운 게이샤 품종이 매우 뛰어난 맛의 커피로 변신했기 때문입니다.
◆ 3박자의 조화 ◆
* 재배환경
파나마는 커피를 재배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파나마는 좁고 긴 형태의 영토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육지와 바다의 거리가 좁다는 뜻을 가집니다. 태평양과 대서양, 양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영향을 받으며 영양이 풍부한 화산 토양과 높은 고도, 높은 일교차 등 커피 원두가 성장하고 성숙하는데 완벽한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파나마의 원시림은 커피나무에 그늘을 만들어주고 강한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북쪽에서 산 위로 넘어오는 바람을 바자레케(Bajareque)라고 부르는데 이 바람은 미세한 안개를 만들어내며 이 안개로 인해 커피 농장의 온도가 낮아져서 체리의 숙성을 늦추게 되고 이로 인해 커피 체리의 당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 독특한 품종
게이샤라는 독특한 품종은 독특한 파나마의 환경과 매우 궁합이 잘 맞았습니다. 파나마에서 재배되는 게이샤 품종의 향미가 독특한 이유이자 높은 가치를 받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게이샤 품종 이외에도 카투라(Caturra), 티피카(Typica), 카투아이(Catuai), 버번(Bourbon), 산 라몬(San Ramon) 등 다양한 품종이 재배되고 있으며 이 품종들 역시 뛰어난 향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 혁신 활동
파나마 커피 산업의 성공은 천혜의 환경과 우연이 겹친 결과라고 치부하면 안 됩니다. 생산자와 연구 단체의 협업과 혁신활동으로 다양한 품종의 재배 시도를 하였고 다양한 환경에서 재배를 시도하면서 얻게 된 노력의 결과입니다.
그들은 커피의 재배에서부터 수확, 농장의 관리, 그리고 가공에 이르는 전체 과정을 세세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 주요 재배 지역 ◆
파나마의 커피는 치리퀴 지방의 세 지역에서 대부분 재배되고 있습니다. 이 세 지역은 Volcan Baru, El Valle, le Yeguad라는 화산이 있는 지역입니다. 커피 수확은 12월에서 3월 사이에 이루어집니다. 보케테 지역과 볼칸 지방은 운송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반면, 르네상스 지역은 인프라의 부족으로 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 보케테 Boquete
* 볼칸 Volcan
* 르네상스 Renacimiento
◆ 파나마 커피 등급 ◆
분류 명칭
|
분류 기준
|
SHB (Strictly Hard B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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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1,800m
|
HB (Hard Bean)
|
900-1,200m
|
◆ 마침 ◆
다음에는 다른 커피 재배 국가의 커피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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