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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품종(Coffee Variety)/에티오피아 재래품종(Ethiopia Core)

에티오피아 커피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다. 에티오피아 에어룸(Ethiopia Heirloom).

by 빈로그(BeanLog) 2024.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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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 품종 42] ■

에티오피아 에어룸(Ethiopia Heirloom).

이제는 이 명칭과 헤어져야 할 시간.

Ethiopia Coffee ⓒhelenacoffee

■ 시작에 앞서 ■

에티오피아 에어룸(Ethiopia Heirloom) 품종에 대해서 커피, 정확히는 커피원두를 선택하여 마시는 분들께서는 익숙한 품종이실 겁니다. 가보(家寶)라는 뜻의 에어룸(Heirloom) 에티오피아의 고유 품종들을 포괄적으로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그러나 이 에어룸이란 수식어가 아닌 다른 명칭을 사용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helenacoffee

■ 에티오피아 커피의 역사 ■

에티오피아(Ethiopia)는 아라비카 커피(Arabica Coffee)의 원산지입니다. 즉, 우리가 마시는 대부분의 커피는 에티오피아에서 전 세계로 전달된 커피이며, 우리는 이렇게 커피들을 마시고 있는 것입니다. 예멘(Yemen)을 거쳐 인도(India)를 거쳐 인도네시아(Indonesia) 등등 다양한 나라를 통해 전 세계로 전달된 티피카(Typica) 품종과 예멘을 거쳐 버번 섬(Bourbon island)을 통해 전 세계로 전달된 버번(Bourbon) 품종의 역사를 보듯, 우리가 마시는 대부분의 커피가 바로 이 에티오피아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helenacoffee

 

■ 에티오피아 재래품종 ■

지금까지 40여 종의 커피 품종을 소개해드리면서 품종이 아닌 품종 그룹(Group)을 몇 가지 알려드렸습니다.

카티모르(Catimor), 사치모르(Sarchimor), F1 하이브리드(F1 Hybrid), 그리고 에티오피아 재래품종(Ethiopian Landrace) 품종 그룹입니다. 그리고 에티오피아 재래품종을 접하시면서 이런 생각을 해보신 분들도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도대체 에티오피아 재래품종과 에티오피아 에어룸의 차이가 뭘까?'

 

 

저도 이 궁금증을 가졌습니다. 이에 대해서 아직 커피 산업에서 공식화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몇몇 단체에서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더 이상 에티오피아 재래 품종에 대해서 에어룸이라는 두리뭉실한 방법으로 표현하지 말자."

헬레나커피(Helenacoffee)에서는 더는 에티오피아 품종에 대해 "에어룸"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기로 합니다. 그들은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되고 재배되는 토착 품종에 대해서 "에티오피아 에어룸"이 아닌 "에티오피아 재래품종"이라는 방식으로 표현하기로 결정합니다.

ⓒ coffeeaffection

■ 왜 에티오피아 커피는 품종 이름이 없을까? ■

에티오피아의 커피, 혹은 생두를 구입해 보시면 대부분 품종의 이름이 없이 에어룸이라는 품종명을 사용하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그럼 왜 유독 에티오피아 커피에서만 이런 것일까요?

일단 에티오피아에서 자라고 있는 아라비카 커피의 품종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이는 측정 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품종의 종류가 10,000종 이상으로 추정하는 기관도 있을 정도입니다. 이러한 품종을 모두 구분 짓고 확인하는 것이 당장 불가능했기에 에티오피아에서는 에어룸이라는 명칭으로 에티오피아 커피를 표현했습니다.

ⓒhelenacoffee

■ 변화의 움직임 ■

최근 에티오피아 내부에서는 에티오피아에서 재배되는 커피 품종을 크게 2개로 구분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JARC 품종 40여 종, 나머지 하나는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토착 재래품종 10,000여 종입니다. 짐마농업연구센터(JARC.Jimma Agricultural Research Center)는 에티오피아 연방 농업연구센터 중 하나입니다. 이곳에서는 커피 재배와 관련된 질병(커피 녹병, 커피 베리 질병, 선충류)에 대한 저항성을 가지는 커피 품종과 생산성이 좋은 품종을 개발 및 발굴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개발, 혹은 발견된 품종은 지금까지 40여 종입니다.입니다. 여전히 재래품종의 수가 월등하지만 재래품종 역시 연구를 통해 품종 구분 작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medium

■ 쉽지 않다 ■

에티오피아에서 품종 연구 및 품종 구분에 대한 움직임이 부족한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아직도 대부분의 에티오피아 커피가 에어룸이라는 명칭으로 팔리고 있을까요? 이는 크게 두 가지의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

상업적인 커피 판매 루트에서 발생하는 이유입니다. 에티오피아 커피는 대부분 에티오피아 상품 거래소(ECX.Ethiopian Commodity Exchange)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이 판매 루트는 커피 재배지를 제외하면 다른 정보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ECX는 등급에 따라서 커피를 혼합하는데, 이는 커피 품질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농부들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받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1).

두 번째.

재배 환경에서 발생하는 이유입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크게 2개의 부류의 커피로 커피 품종 그룹을 구분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품종 그룹이 더 존재하는데, 바로 야생에서 자라나는 커피나무들입니다. JARC 품종과 토착 재래종, 그리고 야생의 커피 품종까지...

에티오피아 커피를 드셔보신 분들께서는 에티오피아만큼 재배 지역의 특색이 또렷한 커피 재배국가가 없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이러하듯, 에티오피아에서는 각 지역별 특정한 유형의 커피가 존재합니다. 다만, 아프리카의 커피들을 소개해드리며 아프리카 커피 산업에서 소작농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려드린 적이 있습니다. 에티오피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소작농들에게 순종 품종, 혹은 품종이 확인된 품종을 재배하라는 것이 매우 비현실적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들에게는 기존의 훌륭한 품질의 커피를 이미 재배하고 있기에 추가적인 비용과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또 그들이 재배하는 품종에 대해서도 유전학적으로 구분 및 연구를 할 필요성이 그들에게는 없기도 합니다. 

이로 인한 이유로 여전히 에티오피아의 커피들은 에어룸이라는 명칭으로 여전히 많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1) 2088년부터 2017년까지 ECX를 통해 판매된 커피의 경우 정보가 거의 없습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국가적으로 2017년부터 ECX 및 기타 업체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 커피에 대해서 원산지와 품종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medium

■ 에티오피아 에어룸 ■

결국 에어룸이라는 명칭 과학적 근거가 없는 커피와 관련된 상인들이 만들어낸 이름입니다. 이렇게 에티오피아 커피를 포괄적인 용어로 표현하면서 에티오피아에서 커피 관련 종사자들은 그들이 어떤 품종을 다루고 판매하고 구입하는지 알아낼 필요가 없어진 것입니다.

ⓒmedium

■ 그러나 변화하고 있다 ■

에티오피아의 수많은 품종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갈길이 여전히 멀지만 JARC에서 발견 및 개발한 품종에 대해서는 이곳에서 지정한 품종의 명칭으로 판매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다마/예가체프(Sidama/Yirgacheffe)에서 재배되는 대표적인 JARC품종 Odisha, Angafa, Faye, Koti 품종이 있으며, 커피 해충에 저항성을 가진 '74'로 시작되는 품종이 있습니다. 74158 품종 역시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우시우시(Wush Wush) 품종 또한 JARC에서 연구를 통해 파생된 품종입니다.

또한 토착 품종에 대해서도 구분이 진행된 품종도 존재합니다. 쿠루메(Kurume), 데가(Dega), 불리소(Wolisho)와 같은 품종입니다.

에티오피아 커피 품종 ⓒhelenacoffee

■ 마무리 ■

오랜 시간 에티오피아의 커피는 에어룸이라는 단어로 통일되어 다뤄졌습니다. 커피 산업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많은 커피 관련 종사자들은 자신들이 다루는 커피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이 중남미를 거쳐 아프리카에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너무나도 다뤄야 할 품종이 많은 에티오피아입니다. 에티오피아 커피의 유전자는 매우 다양하다고 합니다. 한 연구 단체에서는 아라비카 커피 133종의 유전자를 분석했는데 에티오피아의 커피들이 이 133개 중 78개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커피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지금, 이러한 관심 속에서 에티오피아 커피 산업도 현대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젠 구시대적 표현인 에어룸이 아닌 에티오피아 재래품종이라고 부르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 아닐까요?

다음에는 다른 품종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med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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