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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커잡/커피 재배 지역

소금 사막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나라. 볼리비아 커피 역사.

by 빈로그(BeanLog) 2024.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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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쓸커잡 (알면 쓸모 있는 커피 잡학지식) 

제22편. 원산지별 커피 이야기 - 페루


◆ 볼리비아 ◆

볼리비아는 남미의 국가입니다. 이곳은 우리에게는 커피 재배 국가의 이미지보다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유니 소금사막의 나라로 더 유명한 나라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긴 산맥인 안데스산맥은 베네수엘라에서부터 아르헨티나까지 이어지는 매우 긴 산맥입니다. 볼리비아의 국토의 28%가 바로 안데스산맥입니다. 볼리비아 커피의 역사는 안데스산맥에서 시작됩니다.

Bolivia ⓒwikipedia

◆ 로스 융가스(Los Yungas) ◆

볼리비아의 커피 산업은 비교적 최근에 시작되었습니다. 최초의 커피 재배에 있어서 시기는 엇갈리지만 1800년대 후반에서 1900년대 초반으로 파악됩니다.

안데스산맥 동쪽의 융가스(Yungas)지역에서 커피 농사가 시작되었는데, 이곳은 온도와 강수량, 습도와 높은 고도까지 커피가 재배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여전히 커피 재배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볼리비아 커피 재배의 90% 이상이 이곳에 재배되고 있습니다.

ⓒcoffeeaffection

◆ 농부들에게 환영받지 못한 농작물 ◆

그러나 볼리비아에서 커피라는 농작물은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융가스 지역에서 커피를 재배하게 된 주된 이유는 이곳의 농장주와 노동자들을 위한 자체 소비를 목적으로 재배되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마약의 원료를 생산하는 코카(Coca)라는 작물을 위주로 재배하고 있었는데, 이 코카나무에 비해 커피는 판매 가격도 낮을뿐더러 재배도 훨씬 어려웠기 때문에 이 당시에는 커피 재배에 적극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코카 잎에 대한 수출 관세와 소비 감소로 인해 경제적 위기를 겪기 시작하면서 이 지역에서는 단일 농작물만을 재배하는 게 아닌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커피는 이러한 계기로 1930년대부터 재배가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bolivia coffee farm ⓒmelbournecoffeemerchants

◆ 처참한 시작 ◆

커피 재배의 최적의 환경을 가졌던 볼리비아의 커피는 재배 초기에 매우 호평을 받았습니다. 융가스 지역에서 재배되는 커피는 유럽에서 환영받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재배하는 커피의 평가는 추락하기 시작합니다.

이는 몇 가지의 이유가 존재했습니다.

하나는 정보의 부족이었습니다. 볼리비아의 농부들은 커피 재배에 대한 지식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로 인해 커피의 품질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생산량에 중점을 두는 농사방식이었습니다.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커피의 품질은 시간이 갈수록 나빠졌고 무분별한 재배로 인해 토양의 질은 악화되었습니다. 결국 생산량마저 감소하면서 볼리비아의 커피 산업은 큰 위기를 겪게 됩니다.

농부들의 커피에 대한 지식의 부족, 그리고 무분별한 커피 생산 외에도 커피 품질의 저하를 가져오는 문제가 하나 더 존재했습니다. 험준한 안데스산맥의 환경입니다. 융가스 지역은 안데스산맥의 동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남미의 내륙 국가인 볼리비아는 수출을 위해서는 태평양 바다를 통해야 했고 수확된 커피는 반드시 안데스산맥을 지나 서쪽으로 향해야만 했습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 커피 농장에서는 수출을 위한 커피의 과육(Pulp)을 제거하였었는데 구불구불하고 높은 안데스산맥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긴 시간의 노출과 온도의 상승은 펄프화된 커피의 품질에 너무나도 큰 악영향을 주었습니다. 막상 훌륭한 품질의 커피를 재배하더라도 수출을 위한 이동 과정에서 품질이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perfectdailygrind

◆ 소규모 커피 생산자들 ◆

볼리비아에서는 공식적으로는 노예제도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볼리비아의 대규모 농장에서는 노예 계약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오랜 기간 농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농장주들로부터 노동 착취를 당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1952년에 볼리비아의 국가 혁명, 1953년 농업 개혁을 시도하면서 노동 착취를 당했던 노동자들과 원주민에게 토지를 재분배를 하게 됩니다. 카라바니 지방(Caranavi Province)의 원주민 농부들과 광부들 역시 토지 재분배를 통해 토지를 제공받게 되는데 카라바니 지방에 속해 있던 융가스 지역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bolivia coffee farm ⓒdeepoceanroastery

◆ 협회 창설 ◆

소규모의 커피 재배자들은 커피 재배로부터 자유를 부여받지만 다른 나라에서 생겨난 문제들처럼 커피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존재했습니다. 볼리비아에서도 커피 재배자들의 참여로 인하여 협회가 창설됩니다. 1976년에는 전국 커피 생산사 협회(ANPROCA.National Coffee Producers Association) 1991년 볼리비아 커피 수출 연맹(FECAFEB.Federation of Coffee Exporters of Bolivia)가 설립됩니다.

ANPROCA & FECAFEB ⓒGoogle

◆ 현대화 ◆

볼리비아의 커피 산업에도 개혁을 시작합니다. 특히 인프라 개선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였는데, 재배 지역인 융가스에서 라파즈(La Paz)지역까지의 좋지 않은 도로 품질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집니다. 또한 융가스 지역에 커피 가공 공장을 설립하여 라파즈로 커피가 이동되기 전 충분한 건조를 진행한 뒤 이동이 가능해집니다.

커피 품질의 향상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014년에는 볼리비아 최고의 커피를 가리는 행사인 Taza Presidencail을 개최하였고, 2004년부터 2009년까지는 컵 오브 엑설런스(COE.Cup Of Excellence)대회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perfectdailygrind

◆ 떼루아 Terroir ◆

볼리비아의 커피 농장들은 대부분 해발 1,500m ~ 2,500m 사이에 위치합니다. 다른 커피 재배 국가와 비교를 해봐도 상당히 높은 고도에서 커피가 재배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큰데, 이로 인해 높은 당도와 단단한 밀도를 가진 커피 열매가 재배됩니다. 수확기는 6월에서 10월입니다.

ⓒdeepoceanroastery

◆ 볼리비아 커피 산업의 과제 ◆

볼리비아 커피 산업이 현대화를 통해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 생산성 감소

최근 10년간 볼리비아의 커피 생산량은 오히려 감소하였습니다. 원인에 대해서는 커피나무의 노후화 커피 녹병(CLR.Coffee Leaf Rust)과 같은 질병의 피해, 그리고 여전히 낮은 생산성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볼리비아의 커피 농장은 대부분 유기농으로 재배되고 있어서 커피 질병과 해충에 더 취약하다고 합니다.

볼리비아 커피 생산량 감소 ⓒmelbournecoffeemerchants

* 지리적 문제

볼리비아는 남미의 내륙 국가입니다. 볼리비아의 커피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경을 넘어야 합니다. 그러나 국경을 통과한 뒤 제품을 수출하는 것은 매우 복잡한 문제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은 항공 화물이지만 이는 매우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해상 운송의 경우 장점이 많지만 인근 국가들 중 칠레와의 영토 분쟁을 하고 있다는 것이 걸림돌로 작용합니다.

볼리비아의 안데스 산맥은 높은 고지대가 많습니다. 볼리비아 커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도에서 생산되는 커피입니다.ⓒmelbournecoffeemerchants

 

* 인프라 그리고 높은 인건비

인프라, 특히 도로 인프라에 대한 걸림돌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여전히 생산지로의 도로 접근성은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높은 인건비도 문제입니다. 수확기의 고용 지출비용은 브라질이나 콜롬비아에 비해 더 높습니다. 참고로 볼리비아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 코카나무와의 경쟁

안타깝게도 코카 잎은 여전히 커피보다 가격 경쟁력이 우수합니다. 또한 재배도 커피보다 쉽습니다. 융가스는 코카잎 생산을 위한 전통적이며 합법적인 지역입니다.


◆ 볼리비아의 자바(Java) 품종 ◆

볼리비아 커피 농장은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고지대에 위치해 있습니다. 영양이 풍부한 토지와 높은 지대는 독특한 볼리비아 커피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특히 볼리비아에서 재배되는 자바 품종은 독특하고 맛이 뛰어나다고 평가받고 있는데, 커피의 재배 환경은 커피 맛을 크게 좌우하는데 자바 품종의 경우 볼리비아의 재배 환경에 적합한 품종이 아닐까라는 조심스러운 예측을 해보고 있습니다.

Los rodriguez farm. Java Coffee ⓒmelbournecoffeemerchants

◆ 마침 ◆

다음에는 다른 커피 재배 국가의 커피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La Paz Cafe ⓒperfectdailygr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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