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 프로세스 04] ■
워시드 가공 방식
◆ 시작에 앞서 ◆
커피 프로세스 3편에서는 내추럴(Natural) 가공 방식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워시드(Washed) 가공 방식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현재 커피의 가공 방식에는 많은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새로운 가공 방식은 내추럴 가공 방식보다는 워시드 가공 방식에서 파생된 가공 방식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워시드 혹은 습식법(Wet method) ◆
워시드 혹은 습식법이라고 불리는 이 가공 방식은 일정한 설비, 그리고 풍부한 물이 확보된 상태에서 가능한 커피의 가공 방식입니다. 워시드 가공 방식의 최고의 장점은 균일한 품질의 커피 생두를 얻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 가공 순서 1) ◆
워시드 가공 방식은 내추럴 가공 방식에 비해 조금 더 복잡한 과정으로 커피를 가공합니다. 워시드 가공 방법은 수확된 체리의 펄핑, 발효 등의 과정에서 물을 사용하여 이루어집니다. 이로 인해 이 가공방법에서 사용되는 처리 시설을 웻 밀(Wet mill)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1) 이 가공방법 역시 나라, 농장 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1. 분리(Separation)
워시드 가공 방식의 경우 농장의 규모, 커피의 품질, 가공 시설에 따라 상이합니다.
전통적인 워시드 가공 방식의 경우 사이펀 탱크(Siphon tank)와 물 수로(Water channel)를 이용합니다.
먼저 수확한 체리를 수집탱크(reception tank)에 부은 다음 사이펀 탱크로 보내 물에 뜨는 가벼운 체리(floater)를 분리하고 물에 가라앉는 무거운 체리(sinker)를 펄핑 한 후 발효 탱크로 보내게 됩니다.
대규모 농장에서는 전통적 시설 중 하나인 수로 없이 기계에 의한 작업을 통해 처리가 이루어집니다. 수집된 체리가 체리 분리 기계(Mechanical washer-separator)를 통과하면서 체리와 섞여있던 나뭇잎을 제거하게 됩니다. 물에 뜨는 가벼운 체리와 가라앉는 무거운 체리, 그리고 돌과 같은 이물을 분리한 뒤 별도로 펄핑을 진행합니다. 이후 다른 발효 탱크로 보내지게 됩니다.
2. 펄핑(Pulping)
펄프(Pulp), 혹은 과육이라고 불리는 이 부분은 커피 체리 무게의 40~42%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펄프는 썩기가 쉽고 당분과 수분이 많아 빠르게 발효되기 때문에 불쾌한 냄새가 날 수 있으며 해충 번식 또한 일어날 수 있게 됩니다. 때문에 펄프를 벗겨내는 작업은 최대한 빨리(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보통 수확 후 8~20시간 이내) 이루어져야 합니다. 펄핑 작업은 커피 빈(Coffee bean)의 크기에 따라 펄핑 기계의 간격을 조정해 줘야 합니다. 이는 커피 빈의 크기에 맞지 않는 간격으로 설정하면 부분적으로 펄핑이 되거나 커피 빈에 손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펄프는 유기질 비료가 되거나 탈수의 과정을 통해 가축의 먹이가 되기도 합니다.
3. 점액질 제거(Mucilage removal)
커피 체리에서 펄프를 제거하면 끈적끈적한 물질이 커피 빈에 남게 됩니다. 이 끈적끈적한 점액질(뮤실리지 혹은 파치먼트)에 달라붙어 있게 됩니다.
점액질은 당과 펙틴(Pectin)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H는 5.6~5.7이며 수분 함유율은 42.0~86.4%입니다. 점액질은 커피 체리 무게의 15.5~22.0% 정도를 차지합니다.
점액질을 제거하는 방법은 전통적인 발효방법과 점액질 제거기를 이용한 방법 등이 있습니다.
1) 자연 발효(Natural fermentation)
발효 탱크는 대부분 콘크리트로 만들어집니다. 대부분 직사각형의 모양에 바닥이 경사를 이루고 있습니다. 점액질이 묻어있는 커피 빈을 물에 담그면 효소에 의해 자연스럽게 점액질이 분리가 됩니다. 1) 분리된 점액질을 제거하기 위해 물이 담겨 있는 발효 탱크로 옮겨져서 자연 발효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때 사용되는 방법에는 2가지의 방법이 있습니다. 물을 사용하지 않는 건식 발효(Dry fermentation)와 물을 사용하는 습식 발효(Wet fermentation) 입니다.
건식 발효의 경우 펩신 효소(Peptic enzyme)가 희석되지 않고 산화가 잘 이루어져 발효 시간이 단축된다는 장점이 있으나 발효 단계의 조절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그에 반해 습식 발효의 경우 발효 단계 조절이 상대적으로 용이하여 균일한 품질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발효 과정은 다양한 요소커피의 양, 물의 온도, 습도, 점액질의 두께 등에 따라 6~48시간 정도 걸리게 됩니다.
1) 이 과정에서 커피 빈 내부에서는 아무런 생화학적 반응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로 인해 생화학적 반응 혹은 가수분해(hydrolysis)로 표기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2) 점액질 제거기(Mucilage remover)
점액질 제거기라는 기계를 사용하여 점액질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중량 손실 및 품질 손실을 줄일 수 있으며 물을 사용이 줄어들어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3) 다른 방법
그 외 화학물질을 이용하여 점액질을 제거하는 방법도 존재합니다.
4. 세척(Washing)
점액질 제거 및 발효를 통한 과정을 통해서도 남아있는 찌꺼기를 제거하기 위해 세척을 합니다. 이때 남아있는 찌꺼기들을 제거하지 않으면 커피에 부정적인 맛을 내게 됩니다.
이 과정이 가장 많은 물을 사용하게 되는데, 1 파운드 약 454g 당 물 20리터를 사용하게 됩니다. 특히 수로를 이용하는 방법은 물의 소비량이 많아 최근에는 사용 빈도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 워시드 가공 시 단계별 상태 변화 ◆
명칭
|
Fresh
cherry
|
Pulped
coffee
|
Wet Parchment
coffee
|
Dry
Parchment
coffee
|
Washed
coffee
|
상태
|
수확한 체리
|
펄핑 후
|
점액질 제거
|
건조 파치먼트
|
그린 빈
|
중량
|
100kg
|
54kg
|
45kg
|
23kg
|
19kg
|
수분함유율
|
65%
|
-
|
55%
|
12%
|
12%
|
◆ 워시드 가공 방식을 채택하는 국가 ◆
워시드 가공 방식은 대부분의 커피 재배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는 커피 가공 방식입니다. 대표적으로 케냐, 콜롬비아, 탄자니아, 하와이 등의 국가에서 워시드 가공 방식을 대부분 채택하고 있습니다.
◆ 내추럴 가공 방식과 워시드 가공 방식의 차이점 ◆
이 두 가공 방식은 가공 과정에서 물의 사용 여부가 가장 큰 차이점으로 꼽힙니다.
그리고 성분의 차이를 가지게 되는데, 수용성 성분의 차이를 두 가공 방식에서 보이게 됩니다. 내추럴 가공 방식의 경우 워시드 가공 방식에 비해 이러한 성분을 더 많이 가지게 되는데, 건조 과정에서 내추럴 건조 방식은 커피의 과육인 펄프를 제거하지 않아 펄프 및 점액질에 존재하는 성분이 커피 빈으로 충분히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내추럴 가공 방식의 커피는 단맛과 바디감이 강한 편입니다.
내추럴 가공 방식은 워시드 가공 방식에 비해 생산 단가가 저렴하고 친환경적이나 품질이 불균일하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실제로 생두를 구입해 불량두 선별 과정을 해보면 워시드 가공 방식을 거친 생두가 결점두가 내추럴 커피에 비해 적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 풀리 워시드(fully washed) 그리고 세미 워시드(semi washed) ◆
워시드 가공 방식의 커피를 구매하다 보면 풀리 워시드 커피와 세미 워시드 커피를 보시던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그럼 기존의 워시드 가공 방식과 이 두 방식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1. 풀리 워시드
풀리 워시드 가공 방식은 점액질과 펙틴이 남아있는 파치먼트를 발효 탱크에 넣고 물에 담근 뒤 산소를 차단하여 가공하는 방식입니다.
풀리 워시드 가공 방식은 기존의 워시드 가공 방식에 비해 물의 사용량은 많으나 발효 과정이 천천히 진행되어 좀 더 균일한 품질의 커피를 얻을 수 있습니다. 1)
2. 세미 워시드
세미 워시드 가공 방식은 워시드, 풀리 워시드 가공 방식과 큰 차이점이 하나 존재합니다. 바로 점액질과 펙틴을 모두 제거 한 뒤 가공을 한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점액질과 펙틴에 의한 화학적인 발효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물 사용량이 적다는 장점이 존재합니다.
다만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분해되지 않기에 떫고 쓴맛이 있으며 향미가 단조롭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1) 풀리 워시드 가공 방식은 24~48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산소의 차단 효과로 미생물의 활동으로 인한 발열, 그리고 pH농도 상승이 줄어들게 되어 균일한 품질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커피 프로세스 > 전통 가공방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크하고 흙맛이 인상적인.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타입(Wet hulling/giling basah) (0) | 2024.12.24 |
---|---|
브라질을 대표하는 커피 가공 방식. 펄프드 내추럴 가공 방식(Pulped natural process) (1) | 2024.12.23 |
커피 고유의 맛을 살려내는. 내추럴 커피 가공 방식(Natural process) (1) | 2024.12.23 |
커피 수확 후 가공 과정 (0) | 2024.12.23 |
커피 수확과 그 방법(harvesting) (0) | 2024.12.23 |